시론(詩論)들

시 감상글 쓰기를 통한 시인 수업 강의록

능선 정동윤 2011. 9. 20. 00:20

시 감상글 쓰기를 통한 시인 수업 강의록


김성구


서론
시에 대한 감상문을 쓰는 작업은 시인수업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작업이다. 남의 시를 읽는 다는 것이 그리 쉽지는 않다. 남이 쓴 시를 잘 읽은 후에 그 시를 분석해보거나 그 시를 통해서 얻어지는 느낌을 글로 옮기는 작없이 "시 감상문 쓰기"이다. 그러므로 시를 읽은 후에는 그 느낌을 간단하게라도 정리하도록 연습하는 것이 필요하다.

1. 시를 읽고 감상하기
시를 읽고 감상하는 것은 시를 쓰는 것보다 더 어렵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시인수업에서 시를 읽고 감상하는 일은 다른 시인의 시 세계를 깊이있게 묵상의 세계를 경험하는 좋은 작업이다.
1) 시를 선택하라
시를 감상할 시를 선택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너무 많은 시들이 발표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시를 선택할 때는 많이 알려진 작가의 시집을 한권 혹은 필요한 만큼을 구입해서 서재에 비치해 둔다. 그리고 그중에 눈에 먼저 들어오는 시를 타이핑해서 씽크대나 화장실 문에 부쳐놓고 틈틈이 감상을 한다. 중요한 것은 어떤 시를 선택하느냐가 성패를 좌우한다. 크리스찬이 불교적 마인드의 시를 선택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시 선택은 "시 감상수업"에서 생명처럼 중요하다. 그 시인의 대표작을 먼저 복사하여 여러번 반복하여 읽으므로 시인과 친밀해지는 것이 좋다.

2) 소리내어 천천히 낭송하라
시 감상에서 '제1 원칙은 소리를 내어 천천히 낭송하라'이다. 눈으로 읽는 것과 소리내어 읽는 것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 우선 소리를 내면서 내 입으로 거백하고 내 귀로 듣고 내 눈으로 보는 것이므로 3박자가 잘 어울려 뇌에 더 깊이 각인되어 감동으로 연결이 잘 되는 것이다. 시를 낭송해 읽어라. 낭송하되 큰소리로 하다가 은은하게 하기도 하며, 웅변식으로 선포하기도 하고, 낭낭하게 배경음악을 넣으면서 낭송을 작품발표식으로 할 수 있다.

3) 속으로 읽어라, 눈으로 읽어라, 가슴으로 읽어라
속으로 읽는 것은 많은 생각을 끌어낼 수 있는 작업이다. 속으로 천천히 읽을 때, 눈으로 읽을 때는 참으로 시에 대한 많은 생각을 갖게 한다. 그러므로 시를 읽고 상상으로 시를 읽는다. 단순히 눈으로 읽는 것은 아니다. 상상으로 시인의 세계로 날아가고, 시의 현장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마치 영화의 한 장면으로 들어가는 것처럼 자신을 시인의 작업현장인 시 세계로 시공여행을 하는 작업이 속으로 읽는 시간이다. 이 시간은 가슴으로 읽는 것이다. 시는 마치 종교의 경전과 같이 시인의 깊은 영감이 서려있는 작품이 많다. 그러므로 깊은 묵상의 시 읽기는 시의 종교세계로 여행하는 것이기도 하다. 시 속에 나타는 교훈을 찾는 것이다.

4) 시를 읽으면서 오는 느낌을 가감없이 노트에 정리해 보라
시를 감상할 때 오는 감동이나 느낌은 마치 새털같아서 잠시후에 사라진다. 그러면 그 느낌을 잡아 매야 한다. 그러려면 메모를 하는 것이다. 그 느낌을 시로 옮기든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으로 만들든지, 그 감동을 곧바로 정리하는 것이 '시 감상의 제 2 원리는 시를 읽고 느낀 바 생각을 노트에 옮긴다.'이다. 그리고 시간을 내어서 다시 글을 정서하여 완성된 감상글로 마감을 시킨다.

5) 시를 읽고 느낀바 생각을 타인에게 말해보라
시인의 작품을 감상했으면 시인들이나 친구들에게 그 느낌을 말하므로 더 그 감동을 다시 일으키고 더 깊은 시인의 세계로 들어가게 된다.

6) 시를 읽고 느낀 바를 일기로 남겨보라
하루의 일과를 마치면서 시 한편씩 읽고 그 시에 대한 자신의 느낌을 마치 경건일기를 쓰듯이 시 감상 일기를 쓰는 것도 바람직하다.

7) 그 시를 자기의 말로 고쳐서 써 보라
시인의 작품을 충분히 감상한 후에 그 시를 자신이 다시 쓰면서 단어와 문장을 바꾸어 본다. 그렇다고 그것을 자기 시라고 발표할 성격이 아니라 시인수업의 연장에서 시인의 시를 자기의 시로 만드는 작업을 해 보는 것이다. 마치 자신이 그 시인의 입장에 서서 그 시인처럼 되어 자기가 다시 그 시를 수정해 보는 것이다. 이 작업은 자신의 노트 안에서만 하는 시 창작작업 훈련의 한 방식이다.

8) 작가에 대하여 알아보라
시를 잘 감상했으면 그 시인이 어떤 사람인가를 잘 알아보아야할 것이다. 이는 우선해야할 것이지만 시인의 약력이나 사상이나 종교적 배경들을 살펴서 시인에 대하여 조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9) 한 시인의 여러 작품을 겸하여 감상하라
가능하다면 시를 감상하되 한 사람의 시를 여러편 모아서 감상하는 것이 더 느낌이 깊어진다. 혹은 시인의 시집 한 두권이나 여러권을 집중탐독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그렇게 한다면 더 좋은 감상이 나오게 된다.
시집 한권을 시 한편 한편마다 자신의 감상노트를 붙인다면 그것도 멋진 작업이다.

결론
시 감상은 그 시에서 말하는 교훈을 가지고 자신의 모습을 비추어 보면서 정리해 본다. 혹은 시에서 느끼는 분노라든지, 교훈이나 감동을 쓴다. 때로는 아무런 감동이 없는 시가 있을 수 있다. 그것을 억지로 감상글 쓰려면 거짓말로 쓰게 된다. 그러므로 감상은 미사구를 쓰는 것이 아니라 가슴으로 읽은 시의 느낌을 내 마음의 흐르는 영감을 옮기는 것이다. 감상글이 무엇인가? 시인의 작품을 읽고 자신이 받은 감동을 정리하는 것이다. 시인수업을 하는 사람은 부지런히 시 쓰기 작업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시인들의 작품을 많이 감상하여 그 깊은 감동의 시의 세계로 몰입하는 법을 배우고, 시에서 주는 영감의 리듬을 체득하여야 한다.
아마도 시를 쓰는 것보다 감상글을 쓰는 것은 더욱 어렵게 느낄 수 도 있다. 그러나 독후감을 쓰는 것처럼 가볍게 생각하고 시작해 보라. 시인의 시집 한권 감상글로 정리해 보고 나면 당신의 시 세계는 엄청나게 달라질 것이다.


'시론(詩論)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詩人이 되고자 하는 분에게  (0) 2011.09.20
창작의 기본 태도   (0) 2011.09.20
시 창작론   (0) 2011.09.20
체험의 중요성   (0) 2011.09.20
사랑시에 은유를 입혀야 하는 이유   (0) 2011.0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