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詩論)들

두 번째 계단 : 무엇 때문에 시를 쓰려고 합니까?

능선 정동윤 2011. 9. 20. 06:57

두 번째 계단 : 무엇 때문에 시를 쓰려고 합니까?


자기 정체성과 연결된 가장 중요한 질문입니다. 어떤 부정적인 말이나 환경이 시 쓰기를 방해하여도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자아 확립이지요. 이 질문에 대하여 자신이 확고한 답을 가지고 있지 못하면 일시적으로 시 쓰기를 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계속해서 작업을 해 나갈 수는 없을 것입니다.

이에 대한 확고한 답이야말로 그대가 처해있는 시간과 공간을 극복할 수 있는 원동력이요 평생을 일관된 정신으로 정진해 갈 수 있는 강인한 힘이 되는 것입니다. 아쉬운 말이기는 하지만 자기 정체성이 확립되지 않았다면 여기서 멈추는 것이 본인이나 사회나 가족을 위하여 현명한 결정을 하는 것입니다.

경제적 손실은 측량하기 어려울 것이요 시간의 허비는 물론 자기발전에 지대한 손해를 입을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겠지요. 자칫 정상적이지 못한 사람으로 오해 받을 수도 있을 것이며, 더욱 자신이 겪어야 할 정신적 고통과 스트레스는 어찌할 것입니까. 정말 비참하고 암담한 결과를 초래하게 될 수도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취미로 하는 것과는 구별해서 말하는 것임).

이쯤에서 현실을 직시하여 봅시다. 자신이 시를 쓰지 않으면 안될 정도로 강한 압력을 받고 있습니까? 또는 적성과 능력과는 무관하게 부모의 기대나 뜻에 따라 학과선택을 해야만 하는 대입수험생 같은 처지인가요?

아마 대부분 아니라고 말 할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이 계단까지 왔다는 것은 이미 그런 것을 넘긴 분들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정당하고 합리적인 시 쓰기를 할 수 밖에 없는 자신의 이유를 종이에 적어보십시오. 반드시 흔들리지 아니할 평생의 신념이라야 합니다. 그 같은 신념이 잡히지 않으면 아직도 늦지 않았으니 여기서 가는 길을 멈추는 것이 좋습니다.


--- 시를 빚어야 할 필수적인 이유를 꼭 종이에 적은 후 다음 계단으로 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