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리꽃/최성수
차락차락 물 끼얹는 소리
군침 꼴딱 삼키며
싸리나무 울타리에 눈 들이밀면
긴 머리 박속같은 몸매
하염없이 흘러내리던 우물물
내 또래 꼬마들 다닥다닥 달라붙어
훔쳐보던 그 살빛 고운 여자애
말라 잎 하나 없이 서 있던 울타리에
갑자기 피어난 보라빛
싸리꽃 한 송이
마흔 해 더 지난 어느 유월
숲길에서 다시 마주 친
싸리꽃 같던
그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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