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강 엘레지/신종호
차가운 겨울 강 노을 진 물 위
방금 만난 듯한
오리 두 마리가 두둥실 떠 있네요
강변 선착장에는 지독하게 외로워 보이는
몇몇 사람들이 찬 계단에 일렬로 앉아
물에 젖은 담배를 피우고 있습니다
오후 4시 44분의 나를 남겨두고
서쪽으로 둥둥 떠가는 오리 두 마리의
긴 물살
해가 강물에 꺼졌습니다
하여,
눈물도 시간도 모두 타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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