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시(詩 능선)

겨울강 엘레지/신종호

능선 정동윤 2011. 10. 2. 14:11

겨울강 엘레지/신종호

 

 

차가운 겨울 강 노을 진 물 위

방금 만난 듯한

오리 두 마리가 두둥실 떠 있네요

강변 선착장에는 지독하게 외로워 보이는

몇몇 사람들이 찬 계단에 일렬로 앉아

물에 젖은 담배를 피우고 있습니다

오후 4시 44분의 나를 남겨두고

서쪽으로 둥둥 떠가는 오리 두 마리의

긴 물살

해가 강물에 꺼졌습니다

하여,

눈물도 시간도 모두 타버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