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의 우울/최영미
그처럼 당연한 일을 하는데
그렇게 많은 말들이 필요할까
박정희가 유신을 거대하게 포장했듯이
우리도 우리의 논리를 과대포장했다
그리고 지금, 그 대가를 치르고 있다
관념으로 도배된 자기도취와 감상적 애국이
연구실에서 광장으로, 감옥에서 시장으로 나온 흑백논리가
종이에 인쇄되어 팔리는
이것이 진보라면 밑씻게로나 쓰겠다
아니, 더러워서! 밑씻게로도 쓰지 않겠다.
'좋아하는 시(詩 능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집시의 기도/장금 (0) | 2012.05.05 |
---|---|
일기/안도현 (0) | 2012.02.28 |
공은 기다리는 곳에서 오지 않는다/최영미 (0) | 2011.10.07 |
겨울강 엘레지/신종호 (0) | 2011.10.02 |
핸드폰 가족/김광규 (0) | 2011.10.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