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市 능선)

밤 산책

능선 정동윤 2019. 5. 19. 19:41

밤 산책

 

 

바람이 한결 부드러워지는

양력 삼월 삼짇날

초저녁 샛별 따라

남산 산책길 찾았지요.

 

무지개 같은 나물들

둥근 놋그릇에 비벼 먹는

정이 넘치는 사람들과

대추차처럼 편한

이야기도 나누고.

 

어둠의 장막 뚫고

나직이 들려오는 노래

숨어 있는 보름달도

귀 기울여 듣고 있었어요.

 

혼자 걸을 때

꽉 차오른 의미들이

여럿이 걸으면

또 다른 울림으로

시가 되어 나온다

 

별빛 쏟아지지 않아도

달빛 구름 뒤를 비쳐도

바빴던 하루의 마무리

천천히 걸어보는

밤의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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