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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계장터/신경림

능선 정동윤 2011. 8. 17. 10:42

목계장터/신경림

 

 

하늘은 날더러 구름이 되라하고

땅은 날더러 바람이 되라하네

청룡흑룡 흩어져 비 개인 나루

잡초나 일깨우는 잔바람이 되라네

 

뱃길이나 서울 사흘 묵계나루에

아흐레 나흘 찾아 박가분 파는

가을볕도 서러운 방울장사 되라네

 

산은 날더러 들꽃이 되라하고

강은 날더러 잔돌이 되라하네

산서리 맵차거든 풀 속에 얼굴 묻고

물여울 모질거든 바위 뒤에 붙어라네

 

민믈새우 끓어 넘는 토방 툇마루에

석삼 년에 한 이레쯤 천치로 변해

짐 부리고 앉아 쉬는 떠돌이가 되라네

 

하늘은 날더러 바람이 되라하고

산은 날더러 잔돌이 되라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