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市 능선)

강변 산책

능선 정동윤 2019. 5. 20. 20:05

강변 산책

 

 

삼 주째 일요일마다

한강을 걸었다.

열정의 아침 설교를 듣고

신앙 깊은 사람들과

성경의 밭고랑 함께 갈고 난 뒤

강변으로 나왔다

 

뺨을 스치는 강바람엔

까끌까끌한 추위가

파란 강물처럼

얕게 묻어 있었고

 

강변의 화살나무는

평생 화살 한 번을

쏘지 못한 부끄러움

가을만 되면

나뭇잎 붉게 물들였다

 

저 보랏빛 좀작살나무 열매,

물 귀한 줄 모르고 자란 윤기

갈대와 함께 어울리며

엉킨 실타래의 내 머릿속

올올이 풀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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