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변 산책
삼 주째 일요일마다
한강을 걸었다.
열정의 아침 설교를 듣고
신앙 깊은 사람들과
성경의 밭고랑 함께 갈고 난 뒤
강변으로 나왔다
뺨을 스치는 강바람엔
까끌까끌한 추위가
파란 강물처럼
얕게 묻어 있었고
강변의 화살나무는
평생 화살 한 번을
쏘지 못한 부끄러움
가을만 되면
나뭇잎 붉게 물들였다
저 보랏빛 좀작살나무 열매,
물 귀한 줄 모르고 자란 윤기
갈대와 함께 어울리며
엉킨 실타래의 내 머릿속
올올이 풀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