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시(詩 능선)

그릇/오세영

능선 정동윤 2011. 8. 17. 20:23

그릇/오세영

 

 

깨진 그릇은

칼날이 된다

 

절제와 균형의 중심에서

빗나간 힘

부서진 원은 모를 세우고

이성의 차가운

눈을 뜨게 한다

 

맹목의 사랑을 노리는

사금파리여

지금 나는 맨발이다

베어지기를 기다리는

살이다

상처 깊숙이서 성숙하는 혼

 

깨진 그릇은

칼날이 된다

 

무엇이나 깨진 것은

칼이 된다.

 

 

 

'좋아하는 시(詩 능선)'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방문객/정현종  (0) 2011.08.17
일월 속에서/박재삼  (0) 2011.08.17
낙타/김진경  (0) 2011.08.17
서른 잔치는 끝났다/최영미  (0) 2011.08.17
초혼/김소월  (0) 2011.0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