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시(詩 능선)

이겨울이 지나면/추은희

능선 정동윤 2011. 9. 15. 15:59

이겨울이 지나면/추은희

 

 

이 겨울이 지나면

추웠던 두 손

정갈히 닦아

조용히 앉겠습니다

 

남으로 향한

창 앞에서

따스한 입김

사르면서

얼었던 두 손 모아

조용히 있겠습니다

 

이제는

가슴을 메우는

뜨거운

눈물 없이는

산다는 것

정말 뜻이 없음을

알았습니다

 

어느새

마르고 마른

가슴 언저리에

회오(悔悟)의 소리

들립니다

 

지난 겨울

내내 그리고 또

지난날

춥고 어두웠던

긴 날들이었습니다

 

이 겨울이 지나면

비었던 손

따뜻이 녹여

조용히 조용히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