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시(詩 능선)

개망초/양문규

능선 정동윤 2011. 9. 16. 08:14

 

개망초/양문규

 

 

 

 

우리는 왜 별들을 헤아려

사랑이라 노래하지 못하고 사는 걸까

오늘 밤도 그 핏기 없는 살덩이를

별빛 속에 사르지 못하고

죄인처럼 고개만 떨구고 사는 걸까

하늘 한번 떳떳하게

우러러보지 못하고 사는 걸까

시궁창보다도 더 어둡고

암울한 이 땅 속에

살과 뼈를 묻고

거친 비바람 헤치며

억만년 꽃을 피우고 지우며,

또 그렇게 우리는

그대들의 꿈과 희망

고뇌와 실의 속에서도

더불어 함께 살아온 이 땅의

참 눈물이면서도

우리는 왜 별들을 헤아려

사랑이라 노래하지 못하고 사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