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선 정동윤 2011. 5. 6. 10:21

봄의 총성/정동윤

 

봄 햇살이 낮게 깔리는 날
나 혼자 산등성이 넘고 있는데
적막을 깨는 요란한 총성

 

잠실 야구장의
서울팀 우승 축포일까
아차, 여기는 경기도 소요산 중턱
축포일 리 없지, 총소리였다.

 

봄날의 총성!
지리산 뱀사골에 숨어 있던
이현상을 잡던 진달래 총성인가

 

소요산 봉우리마다
진달래 울먹이며 피는 이 봄날
산의 고요를 찢는 섬뜩한 울림

 

죽음을 맞이한 빈 라덴의 비명

2인자 알자와히리의 음모인가
힘으로 지켜야 하는 테러의 응징인가

 

평화의 틈새에 낀 총성
계절을 가리지 않는구나

 

타~앙, 탕, 탕, 사격 훈련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