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시(詩 능선)

광야/이육사

능선 정동윤 2011. 9. 19. 13:32

광야/이육사

 

까마득한 날에

하늘이 처음 열리고

어데 닭 우는 소리 들렸으랴

 

모든 산맥들이

바다를 연모하여 휘날릴 때도

차마 이곳을 범하던 못하였으리라

 

끊임없는 광음을

부지런한 계절이 피어선 지고

큰 강물이 비로소 길을 열었다

 

지금 눈 내리고

매화 향기 홀로  가득하니

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

 

다시 천년의 뒤에

백마 타고 오는 초인이 있어

이 광야에서 목놓아 부르게 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