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이야기

달맞이꽃

능선 정동윤 2011. 9. 19. 23:26

달맞이꽃

 

 

달맞이꽃여름철 여행길. 날이 흐리면 국도 변에서 자라는 노란색의  달맞이꽃
(Oenothera odorata)을 볼 수 있다. 이 꽃은 밤에 피어,  해가 뜨면 시들면서 붉은 색으로 변한다. 하지만 달을 맞이하는 꽃이라 해서, 밤에만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해가 구름 사이에 숨은 흐린 날이나 이른 아침이면 활짝 핀 달맞이꽃들을 볼 수도 있다. 그래서 달을 바라본다는 월견초(月見草)라 불리기도 한다.

끝이 옴폭 파인 꽃잎이 4장 있어서 언뜻  보면 8장 처럼 보이기도 한다.
60∼90cm 높이의 줄기에 창모양의 잎이  층층이 자라며, 꽃은 잎 겨드랑이에  1개씩 핀다. 7∼9월에 꽃이 피며,  10월이 되면 씨앗이 익는다.  이 씨앗에서 달맞이곷기름을 짜는데, 현재 한방에서 신장염·감기·고혈압 등에 처방한다.  또 민간에서는 비만증을 치료하는데 쓰기도 한다.

달맞이꽃은 남아메리카 칠레 원산의  귀화식물로 지금은 전국에 널리  분포해 야생화(野生化)되었다. 씨앗 수가 한 포기 당  수백만개로 워낙 많으며, 아무 땅에서나 잘 자라며, 다 자란 풀잎은 가축도 먹지 않는다.  또 가을에 땅에 떨어진 씨앗은 빨리 싹이 트고 잎이  나서 땅속에서 뿌리가 제법  굵어진다. 잎은 약간  붉은 빛이 도는데, 납작하게 땅바닥에 움츠린 채 한겨울을  난다. 이렇게 겨울을  나고, 이듬해 봄이 되면 키가 자라서 여름에 꽃을 피운다. 이러한 생육과정을 가진 꽃이 이년초(두해살이풀)이다.이렇게 싹이 튼 후 햇수로 2년 만에  죽는 생리 때문에, 인디언 처녀의 전설이 생긴 듯 하다. 어느 해 여름, 한 청년과 사랑에 빠진 로즈는, 이듬 해 마을 축제
에서 그 청년이 다른 처녀를 선택해 버리자 절망한다. 게다가 다른 청년이 로즈를 신부로 선택하자 이를 거부한다. 신랑을  거절한 로즈는 전통에 따라 귀신의 골짜기로 추방을 당하고, 그 곳에서 일년을 기다리다 죽는다. 로즈가 죽은 후 마음이 걸렸는지 로즈가 사랑한 청년이 골짜기로 로즈를 찾아오지만, 희미한 달빛 아래 핀 달맞이꽃만이 남아있을 뿐이었다.

보통 달맞이꽃은 꽃지름이 2∼3cm이지만, 간혹 그보다 큰 왕달맞이꽃을 볼  수도 있다. 왕달맞이꽃은 키도 1.5 m 까지 자라는데, 미국 원산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경남 지리산과 전남 영광군  섬지방, 강원 북부지방 해변가에 있다.  또 키가 작은 애기달맞이꽃이나, 낮피기달맞이꽃도 있다. 꽃색은 종류에 따라 노란 색 외에도 흰색이나 담황색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