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나무
동백나무
12월이나 1월, 대부분의 꽃들이 꽃눈속에 숨어 봄을 준비하고 있는 겨울에 우리나라 남쪽 섬지방에서 한창 꽃망울을 터뜨리는 꽃이 있다. 동백꽃이다. 마침 눈이라도 내리면 흰 눈과 피처럼 붉은 꽃잎, 샛노란 수술, 짙푸른 잎사귀가 빚어내는 조화는 보는 이를 숨막히게 할 정도이다.
동백나무는 한국,중국,일본이 원산인 상록활엽교목, 즉 늘푸른넓은잎키작은나무이다. 동양의 꽃나무인 동백(Camellia japonica)이 서양에 소개된 예로 뒤마의 소설이자 베르디 오페라인 "라 트라비아타(La Traviata)"가 있다. 그 주인공 비올레타가 번갈아 들고 나오는 흰 꽃과 붉은 꽃이 바로 동백이다. '라 트라비아 타'를 '춘희'라고 번역하는데, 춘(椿이)은 동백이란뜻이나 춘희란 곧 '동백아가씨'인 셈이다.
동백곷은 추운 겨울에 핀다는 것 외에도 두가지 특성을 가지고 있다. 첫번째는 온대지방에서 보기 드문 조매화의 하나라는 것. 동백꽃은 벌이나 나비가 활동하지 않는 겨울에 새의 도움으로 수분을 한다. 이 새가 동박새이다. 동박새는 겨울에는 동백나무의 꿀을 먹으며 열매를 맺으면 열매를 먹고 사는 새이다. 동백나무의 두번째 특성은 꽃이 지는 모습에 있다. 모르는사람은 뭔가 잘못되어 떨어진 것으로 착각할 만큼 가장 아름답게 꽃이 핀 상태에서 마치 목이 부러지 듯 툭 하고 송이째 떨어진다.
동백나무는 추위와 건조에 약하다. 자생지인 남쪽 섬의 환경을 생각해 보면 된다. 한겨울에도 5℃ 이상 돼야 겨울을 날 수 있다. 화분에 심어져 있으면 방 안에 들여 놓거나 비닐로 싀워 양지에 두어야 한다. 또 흙 표면이 마르면 바로 물을 주어야 한다. 동백나무는 꺾꽂이로 번식시킬 수 있다. 6∼9월중순에 가지를 꺾어 화분에 꽂아두면 뿌리가 내린다.
동백나무의 꽃말은 '그대를 누구보다도 사랑한다'다. 그래서 혼례식에서 생명과 굳은 약속의 상징으로 쓰이기도 한다. 동백은 우리네 옛 생활 속에서 친숙한 꽃나무다. 씨앗에서 짜낸 기름은 머리결이 갈라지거나 귾어지는 것을 막는 효과가 있어 옛 여인네들에게 머릿기름으로 사랑을 받아왔으며, 말린 꽃가루는 지혈작용을 하고 화상, 타박상 등에 사용된 가정응급약이었다. 나무 또한 재질이 단단해 얼레빗, 다식판, 장기쪽 등의 소재로 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