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시(詩 능선)
나나 이야기1/정한용
능선 정동윤
2011. 9. 22. 10:15
나나 이야기1/정한용
꽃집에 사는 여자-좀 더 정확하게,장미 농장에 사는
여자, <세피아>란 이름의 꽃잎보다 조금 더 밝은 여자,
더 환하게 웃는 여자, 웃음 소리가 히이 톤으로 올라갔다가
쿡쿡 웃음을 쓸어담는 여자, 뒷머리채를 정갈하게
묶어올리면 긴 목이 드러나는 여자,아름다운 굴곡을
가진 여자,투명하여 속이 하얗게 보이는 여자,심지
깊은 곳에 슬픔을 묻어 둔 여자,슬픔을 얇게 펴서
그 위에 장미꽃을 새기고,다시 두 번 접어 편지로
보내는 여자, <사랑이란 선택이예요>라고 정의하는
여자,수 많은 선택을 거쳐 오늘도 외롭게 서 있는 여자,
외로움 속에서 세월의 물결 소리를 듣는 여자,연하면서
꼿꼿하게,상처에 불을 지피고 푸른 꽃으로 피어난
여자
그 꽃집에 <나나>라는 아기 고양이,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