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시(詩 능선)

아름다운 뿔/강신애

능선 정동윤 2011. 9. 22. 10:23

아름다운 뿔/강신애

 

 

오늘밤 너와 함께 있고 싶어

비 때문이 아니야

풀냄새 때문도 아니야

나는 네 손끝 아니면

닫혀버리는 마모사

 

귓속에 안개를 불어넣어줘

입속을 사막의 달빛으로 그득 채워줘

 

천년쯤 묻어둔 소금이야

너 없인 사악한 가루일 뿐이야

머리칼 속에 네 눈물을 떨어뜨려줘

 

소금에 눈물을 섞으면

깨지지 않는

푸른 물방울 보석이 되는 연금술

 

한순간, 아름다운 뿔에 찔려

영원한 흉터를 지니고 살아간들 어떻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