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시(詩 능선)

약이 없는 병/김용택

능선 정동윤 2011. 9. 22. 10:42

약이 없는 병/김용택

 

 

그리움이,사랑이 찬란하다면

나는 지금 그 빛나는 병을 앓고 있습니다

아파서 못 견디는 그 병은

약이 없는 병이어서

병 중에서 제일 몹쓸 병이더이다

그 병으로 내 길에

해가 떴다가 지고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수없이 돌아흐르며

내 병은 깊어졌습니다

아무리 그 병이 깊어져도

그대에게 이르지 못할 병이라면

내가 죽어져서

아,물처럼 바람처럼

그대 곁에 흐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