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시(詩 능선)

풀밭/이윤학

능선 정동윤 2011. 9. 23. 23:09

풀밭/이윤학

 

 

고래 같이 생긴 여객기 한 대

천천히 하늘에 길을 냅니다

 

저 하늘 끝이

시퍼런 물의 표면이란 생각이 듭니다

 

물고기도 아닌 우리가 어떻게

물 속에 앉아 있는지

아무도 모릅니다

 

물 속에 가라앉은

무수한 섬

 

어떻게 생겨났는지

언제 떠올라 사라지는지

 

저 은빛 고래 뱃속에도

수백 개의 옮겨가는 섬이 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