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이야기

제2절 숲의 혜택

능선 정동윤 2011. 9. 24. 00:26

제2절 숲의 혜택

 

  1. 58조 8,813억원

 

오늘날 우리 현대인들은 무엇이든 돈으로 따지길 좋아합니다.

흔히 비싼 것이면 가치가 큰 것이고 싼 것이면 가치가 적은 것으로 여기고 있음은 현대 물질문명의 소산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삶과 질, 그리고 생명과 연관된 숲의 가치를 돈으로 환산할 수 있을까요?

물론 요즘 새로운 경제의 이론들에 의하여 시장 가치가 형성되지 못하는 공공재를 금원화 하는 방법이 개발되어 쓰이고 있지만 그것으로 숲의 모든 가치가 돈으로 환산되지는 못합니다.

왜냐하면 돈으로 따질 수 없으리만큼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세상 무엇이든 간에 인간의 궁금증을 그대로 둘수는 없는 일!

그래서 숲이 우리에게 주는 혜택을 돈으로 환산하여 보았습니다.

숲의 혜택 중에서 돈을 받고 파는 임산물 이 외의 것을 공익적 기능이라 합니다.

우리나라 숲의 공익적 기능을 금전적 가치로 환산하면 2003년도를 기준으로 한해동안 그 가치가 무려 58조 8,813억원에 달합니다.

이는 국민총생산의 10%에 상당하는 금액이며, 국민 한 사람마다 106만원에 상당하는 혜택을 드린것입니다.

그러나 이 평가액은 소음방지, 기상완화, 방풍, 생물종보존 등의 환경적 가치와 문학, 예술, 교육, 종교 등 산림문화적 가치는 포함되지 아니하였으므로 사실상 산림으로부터 받는 혜택의 총가치는 이보다 훨씬 더 큽니다.

 

  2. 숲은 자원의 곳간이다.


인간이 이룩한 문명과 기술로 만든 인공의 먹거리와 생활용품이 제아무리 많고 좋아도, 자연의 숲으로부터 얻는 것이 없다면 살아갈 수 없습니다.

숲은 가장 좋은 천연의 생산공장이며 모든 나무자원의 보물창고입니다.

숲은 목재를 비롯한 임산물의 보고입니다. 주택이나 가구에 사용되는 목재, 합판의 원료, 종이를 만드는 펄프의 원료 등 식물섬유의 생산지입니다.

여러 가지 나물, 버섯같은 청정 채소류의 생산자이기도 합니다.

특히 송이버섯, 표고버섯 등은 우리나라 임산물 중에서도 그 비중이 커지고 있어 주목받는 숲의 산물입니다.

 

 

  3. 숲은 거대한 산소공장이다

 

숲속의 공기는 언제나 신선하죠? 왜냐하면 나무들은 공기중의 이산화탄소를 마시고

신선함을 주는 산소를 내뿜는 광합성작용을 하기 때문입니다.
잘 가꾸어진 숲 1㏊는 연간 탄산가스 16톤을 흡수하고, 12톤의 산소를 방출합니다.

한 사람이 하루에 0.75㎏의 산소를 필요로 하므로 1㏊의 숲은 하루에 44명이 숨쉴 수 있는 산소를 공급해 주고 있는 셈입니다.

 

 

  4. 숲은 성능 좋은 공기정화기이다

 

1리터의 도심지 공기 속에는 10만~40만개의 먼지가 있는 반면 숲속의 공기에는 수천개에 불과하답니다.

이는 우리의 생활 환경이 산업화ㆍ도시화 됨으로 인하여 막대한 양의 분진과 매연을 배출해 내지만 숲이 이러한 오염물질을 걸러주기 때문입니다.
나무는 인체에 해로운 대기중의 먼지, 아황산가스, 질소화합물을 잎의 기공을 통하여 흡수하거나 잎표면에 흡착시켜 공기를 정화하는데 1㏊의 침엽수는 1년동안 약 30~40톤의 먼지를, 활엽수는 무려 68톤의 먼지를 걸러낸다고 합니다.
먼지를 걸러내는 숲의 효과를 정도에 따라 먼지 잡아두는 넓이로 표현하는데, 밭은 5㎡, 풀밭은 10㎡, 덤불숲은 약 100㎡인데 비해 잘 가꾸어진 숲은 1,000㎡나 됩니다.

 

 

  5. 숲은 아름다운 방음벽이다

 

소음을 줄이는 데 쓰이는 방음판은 코르크, 유리섬유 등의 방음재로 만들며 작은 구멍을 뚫어 소리를 흡수하도록 합니다.
숲속에 들어가면 도회지의 갖은 소음에서 벗어나 조용함을 느낄 수 있는데, 이것은 나무줄기나 가지, 잎 등으로 구성된 숲도 구멍이나 틈이 많으므로 방음판과 같은 효과가 있기 때문이며 나뭇잎이 크고 많을수록 소리를 잘 흡수합니다.
또한 숲의 이러한 기능을 활용하여 ‘방음림’을 가꾸기도 하는데, 50m폭의 숲은 소음을 10~15데시벨(db)이나 줄여준다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6. 숲은 거대한 녹색댐이다

 

숲에는 늘 맑고 깨끗한 물이 흐르죠? 숲 속의 흙이 빗물을 가득 빨아들였다가 조금씩 조금씩 흘러 보내기 때문입니다.

숲에 있는 흙은 언뜻 보기엔 단단해 보이지만 공기와 물, 그리고 무수한 생물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흙알갱이 사이에는 무수한 구멍이 있어서 스폰지처럼 물을 저장하였다가 천천히 지하로 흘려 보내주기 때문입니다.

나무가 많은 산에서는 빗물의 35%가 지하수로 흐르는 반면 민둥산에서는 10%정도만이 지하수가 될 뿐이며, 낙엽활엽수림의 땅은 나무가 없는 땅에 비해서 14배의 물을 저장할 수 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의 숲은 1년동안 소양강댐의 10개와 맞먹는 양인 180억톤의 물을 저장하는 거대한 녹색댐의 역할을 합니다.

숲은 물을 저장할 뿐 아니라 물을 맑게 정화시켜주기도 하지요. 나무와 흙이 숲에 내린 비와 눈을 깨끗이 여과시켜 주기 때문입니다.

 

 

  7. 숲은 재해방지 센터이다

 

흙을 생명의 근원이라고 하는데, 숲이 이 생명의 근원인 흙을 지키고 있습니다.

나무뿌리와 크고 작은 풀, 낙엽, 부러진 가지들이 흙을 끌어안아 흙이 흘러내리는 것을 막아주므로 비가 아무리 많이 내려도, 숲의 토사유출 방지능력은 황폐지의 227배에 달한다고 하니 울창한 숲이 많다면 산사태나 낙석, 홍수같은 피해를 걱정할 필요가 없겠지요?
또한 비가 오지 않아 가뭄이 든다해도, 울창한 숲이 많다면 최대한 그 피해를 줄일 수 있기도 하지요.

게다가 숲은 온도조절능력과 강한 바람을 막아주는 효과도 있어서 우리가 살 수 있는 기후를 알맞게 조절해주기도 합니다.

잘 가꾸어진 방풍림은 나무 높이의 35배의 거리까지 바람의 피해를 막아줍니다.

 

 

  8. 숲은 건강증진 센터이다

 

가끔씩 쉬고 싶은 생각이 들 때가 있지요?
우리는 이럴 때 숲을 생각하고 또 숲을 찾아갑니다.

우리가 즐기는 관광과 낚시, 야영 등 레저의 대부분이 숲을 이용하거나 숲을 중심으로 행해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숲을 해치지만 않는다면 숲은 언제나 맑고 푸른 모습으로 우리를 맞아 줍니다.

숲 자체의 아름다움과 쾌적함으로 말이죠. 뿐만 아니라 우리가 숲에서 마시는 공기는 산소가 풍부하고 ‘피톤치드’라는 천연 식물향이 있어서 우리의 건강을 증진시켜 줍니다.

 


  9. 숲은 야생동물들의 보금자리이다

 

숲에는 많은 식구들이 함께 삽니다. 산짐승과 새와 곤충과 미생물 등이 숲을 이용하고, 의지하며 마음껏 자신들의 삶을 즐깁니다.
숲은 그들의 집이고, 먹거리를 마련하는 장소이자 죽어서 돌아갈 영원한 쉼터인 것이지요.

숲은 이토록 온갖 동물과 미생물들에게 삶의 터전이 되어주고, 숲은 이들로부터 숲이 필요로 하는 영양분을 얻는 것입니다.

숲의 생태계는 이렇게 서로 도우며 유지되고 있는 것이며, 이러한 숲의 생태계가 건강하게 유지될 때 온갖 생물의 보고(寶庫)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10. 숲은 문화의 산실이다

 

우리의 시조 단군께서는 태백산의 신단수(神檀樹)를 중심으로 신시(神市)를 열었다고 합니다.

즉 산이 우리민족의 발생 근원지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는 것이지요. 외국의 경우에서 보더라도 인도의 가필라 성주의 아들로 태어난 ‘고타마 싯달타’ 왕자는 6년간의 숲속 생활을 통해 사바(자유로운 인간세계를 뜻하는 불교 용어)에서는 이룰 수 없었던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고, 11세기 초 중국 송나라의 학자 ‘정이천’은 용문산에서 수양하여 성리학을 주창하였으며, 주자학을 일으킨 ‘주자’는 무이산에 들어가 수양한 바 있습니다.


또한 서양의 ‘로버트 프로스트’ 같은 세계적 시인도 숲에서 영감을 얻어 좋은 시를 썼고, ‘데이비드 소로’는 불후의 명작 월든(Walden)을 숲을 통해 남겼습니다.

또한 숲은 음악가들에게 좋은 벗이 되어서 ‘요한스트라우스’와 ‘차이코프스키’는 숲을 표제로 한 명곡을 많이 작곡하기도 했지요.

‘베토벤’의 전원 교향곡과 소나타, ‘비발디’의 사계. ‘스메타나’의 몰다우를 여러분을 잘 알고 계시겠지요? 이런 아름다운 음악들도 모두 숲이 준 감동으로 탄생하게 된 것이랍니다.

또한 우리나라의 ‘이퇴계’ 선생도 산속에 ‘도산서원’을 세워 학문의 터전을 마련하였고, 생각이 막히면 청량산에 들어가 학문상의 원리나 이론을 깨우치곤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