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市 능선)

혼자 걷는 길

능선 정동윤 2011. 6. 13. 16:50

 

혼자 걷는 길/정동윤

 

 

한 발 먼저 와

습관처럼 누구를 기다리는 아침

 

함께 걸었던 그 산길

홀로 걷고 있구나

 

한꺼번에 우짖는 산새들

합창단 지휘자처럼 귀 기울인다

 

훤한 대낮에도 숲은 어두워

등불 하나 걸어놓고 싶다

 

더듬거리는 하산의 지팡이

돌계단이 구름보다 가볍다

 

산을 이용하는 사람보다

이해하는 마음의 그림자 되어

 

산이 끝나는 곳에 술집이

길이 끝나는 곳에 쉴 집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