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시(詩 능선)

화암사, 깨끗한 개 두마리/안도현

능선 정동윤 2011. 9. 27. 14:22

화암사, 깨끗한 개 두마리/안도현

 

 

화암사 안마당에는

스님 모시고 노는 개 두 마리가 있습니다

그 귀가 하도 맑고 깨끗해서

뒷산 다람쥐 도토리 굴리는 소리까지

훤히 다 듣습니다

간혹 귀 쫑긋 세우고 쌩하니 달려갔다가는

소득없이 터덜터덜 돌아올 때가 있는데

귓전에 닿는 소리에

덕지덕지 욕심 있어서가 아닙니다

그저 그냥 한 번 그래 본 것입니다

바림이, 일없이 풍경 소리를 내는 물고기 꼬리를

그저 그냥 한번 툭 치고 가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