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시(詩 능선)

버리고 싶은 날의 반복/임강빈

능선 정동윤 2011. 9. 27. 15:49

버리고 싶은 날의 반복/임강빈

 

 

힘차게 달리던 기차가

산모퉁이를 돌 때는

어김없이 기적을 울려 주었다

검은 연기가

여운을 길게 남기고

꼬리가 완전히 사라진 후에도

멀어 가는 기적 소리

멍하니 한자리에 서 있었다

 

산모퉁이를 지나면

초가 몇 채가 거기 있엇다

집 굴뚝에서 나는 연기

갑자기 시장기를 들었다

연기는 옆으로 뻗고

억새풀은 바람 따라 물결쳤다

참 멋지다

몇 번이고 이렇게 뇌까리곤 하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