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시(詩 능선)

솔개-안동에서/김종길

능선 정동윤 2011. 9. 27. 16:45

솔개-안동에서/김종길

 

 

병 없이 앓는

안동댐 민속촌 헛제사밥 같은

그런 것들을 시랍시고 쓰지는 말자

 

강 건너 임청각 기왓곡에는

아직도 북만주의 삭풍이 불고

한낮에도 무시로 서리가 내린다

 

진실은 따뜻한 아랫목이 아니라

성애 낀 창가에나 얼비치는 것

선열한 육사의 겨울 무지게!

 

유유히 날던 학 같은 건 이제는 없다

얼음 박힌 산천에 불을 지피며

오늘도 타오르는 저녁노을 속

 

깃털을 곤두세우고

찬바람 거스른

솔개 한 마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