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시(詩 능선)

파편의 노래/성찬경

능선 정동윤 2011. 9. 27. 17:01

파편의 노래/성찬경

 

 

너는 파편이다

너는 뼈도 살도 아니다

파괴의 창조가 너의 유일한 인과다

파편인 너에게서는 파편이 나올 뿐이다

그 파편에서 또 파편이 나올 뿐이다

갈수록 너는 부스러기다

너는 순종가계에 속한다

너는 인간 허영의 가치체게에서 완전 해방되어 있다

세상에서 노예가 아닌 것은 너 뿐이다

너는 탈속의 으뜸이다

너는 너다

네 안에 너를 분열시킬 또 하나의 네가 없다

너는 맑음의 얼굴이다

너에게는 무의 안개가 서린다

네 앞에서는 으리으리한 모든 것이 누더기다

너는 방랑의 종점이다

너는 순수 존재이다

너는 빛난다

너의 빛은 가난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