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시(詩 능선)

따뜻한 슬픔/홍성란

능선 정동윤 2011. 9. 29. 07:15

따뜻한 슬픔/홍성란

 

 

너를 사랑하고

사랑하는 법을 배웠다

 

차마, 사랑은 여윈 네 얼굴 바라보다 일어서는 것

묻고 싶은 맘 접어 두는 것, 말 못하고 돌아서는 것

하필 동짓밤 빈 가지 사이 어둠별에서,

손톱달에서 가슴 저미게 너를 보는 것 문득,

삿갓등 아래 함박눈 오는 밤 창문 활짝

열고 서서 그립다,네가 그립다,눈에게만

고하는 것 끝내,사랑한다는 말 따윈

끝끝내 참아내는 것

 

숫눈길

따뜻한 슬픔이

딛고 오던

그 저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