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시(詩 능선)

누구를 사랑한다는 것은/이은봉

능선 정동윤 2011. 9. 29. 07:42

누구를 사랑한다는 것은/이은봉

 

 

누구를 사랑한다는 것은

누구로부터 상처 받는다는 것

너를 만나고 돌아온 날도

내 가슴은 온통

피투성이 였다 깊게 깊게

구명 뻥, 뚫였다 그러나

피투성이 내 가슴은

어금니 한번 꽉 물었다 침 한번

꿀꺽 삼켰다 상처 받지 않고

어찌 살 속의 뼈

아름드리 벽오동나무로

키울 수 있으랴 뼛속

꿈틀거리는,솟구쳐 오르는

욕망덩어리 옳게 키울 수 있으랴

너를 만나고 돌아온 날도

내 마음은 자꾸

신음 소리를 냈다 한쪽 귀퉁이

쭈욱,찢겨져 나갔다.마른 오징어처럼

그러나 내 마음은

속삭였다 중얼거렸다 하소연 했다

누구를 사랑한다는 것은

누구로부터 상처 받는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