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선 정동윤 2011. 10. 2. 11:31

창/노향림

 

 

손바닥만한 밭을 일구던

김 스테파노가 운명했다

 

그에게는

십자가 상과 겉이 다 닳은 가죽 성경

벗어놓은 전자사계에서 풀려나간

무진장한 시간이 전부였다

 

그가 나간

하늘 뒷길 쪽으로

창문이 무심히 열린 채 덜컹거린다

 

한 평생

그에게 시달렸던 쑥부쟁이 꽃들이

따사로운 햇볕 속

상장들을 달고 흔들리는

 

조객이 필요없는 평화로운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