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시(詩 능선)

오래된 허기/강기원

능선 정동윤 2011. 10. 2. 14:00

오래된 허기/강기원

 

 

족발을 뜯어 먹는다

난 수백만 걸음을 우물거린 셈이다

 

닭똥집을 먹는다

난 덩어리진 굴욕을 곱씹는 셈이다

 

토막난 순대를 먹는다, 소주와 함께

난 긴 울음의 강을 잘라 먹는 셈이다

 

선짓국을 떠 먹는다

난 사육의 피를 벌컥 들이킨 셈이다

 

보신탕을 아직 먹어보지 못했다

철저한 순종을 맛보지 못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