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市 능선)
내 바람이라면
능선 정동윤
2011. 10. 7. 09:48
내 바람이라면/정동윤
남은 생에
북한산을 한 천 번쯤 오르고
만 편의 좋아하는 시를
내 블로그에 올려 밤낮으로 읽으며
백 편 정도의 내 글도 남겼으면,
소나무에서 자작나무로
이어지는 동서양의 문화를,
이끼에서 천년 은행나무까지
살아 꿈틀거리는 자연의 숨소리를,
내 눈길은 그 숲에서 벗어나지 못하였으면,
내 땅, 남도의 해변과 골목길을
독일의 가문비나무 울창한 흑림을 찾아보고
산티아고 800 킬로미터를 걸으며
내 곁엔 늘 그녀가 함께하는
그런 삶이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