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아등 552(토)/덕산회(일)
1.
북아등 552
신은 산을 만들었고
인간은 도시를 만들었다
북한산에서 벗어나
집으로 가기 전에
북한산 둘레길 걸어보라
신의 숨결로 쓰다듬는 하얀 햇살
도시는 눈부시게 빛난다.
인간을 위로하는 오후의 햇살이
공원에 모인 수 많은 인파,
텃밭 일구는 도시의 농부,
게이트볼 즐기는 걸음 느린 노인들에게
햇살 넉넉히 부어주는 시간
신과 인간의 경계
북한산 둘레길 지칠 때까지 걸어간다.
산 아래 구석구석 심어놓아
해마다 봄으로 피어나는
노랑, 분홍, 하얀색 신의 선물
둘레길 가득 핀 그 봄꽃 바라보며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릎 꿇고
두 손 모아 기도 하거나,
가던 길 멈추고 노을 바라보며
산을,
자연을,
신을 거역하지 않으리라 읊조리는 일.
……..
불광동 대호 아파트 뒤의 대호능선으로 시작하여 수리봉, 향로봉 지나
비봉 능선을 관통하여 청수동암문, 산성을 따라 대동문까지 내달아
다시 진달래 능선을 따라 우이동으로 하산하였다.
근엽이와 헤어지고 나는 혼자 소나무 숲길(1구간), 순례길(2구간), 흰구름길(3구간),
솔샘길(4구간) 지나 명상길에서 정릉으로 하산하였다.
지칠 때까지 걸었다.
2.
덕산회, 관악산 걷다
오늘은
햇살과 그늘
소란과 고요
자랑과 겸손
탐욕과 희생
겨울과 봄을 반추하며
관악산을 걸었다.
정복하고 싶은 생각도
도전의 오기도 접은 채
그릇된 정보에 현혹되지 않고
계절이 주는 향기 맡으며
청명한 하늘빛 고마워 하고
신의 향연 그윽하게 바라보며
화강암 틈 속으로 깊숙하게 스며들었다.
산 중턱에 둘러앉아
산에 동화되어 얘기꽃 피우다
조용히 하산 하였다.
다시는 적막해지지 않는 도시의 식당에서
누구는 승진을 신고하고
누구는 병마를 물리치고
또 누구는 여행을 꿈꾼다.
그리고 우리는 취한 채
뿔뿔이 헤어졌다.
………………..
다음주 일요일 이토사일 북한산 산행, 10시 불광동 2번 출구,
일요 북아등과 함께, 많은 참가 요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