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선 정동윤 2013. 12. 18. 08:32

 

겨울 나무

                    정 동 윤


이젠 외로워도
낯선 나무엔
등 기대지 않으리라

 

모르면 눈을 감고
궁금하면
구름 한 번 쳐다보고.

 

차리리
같은 농원에서 자란
씨앗부터 친해진 나무 찾아

 

겨울 언덕에 마주 서서
조금은 다른 나이테
뽐낼 일도 숨길 일도 없다고.

 

해마다 섣달이면
어김없이 둘러앉아
그 해의 나이테를 마무리하며

 

뿌리가 흙이 되어

새잎이 나지 않아도
연리지처럼 살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