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선 정동윤
2013. 12. 27. 16:33
팔월의 낙엽
산능선
팔월에 지는 낙엽은
누구의 뜻입니까?
짙은 녹색 아직 흥건히 남아 있는데
어찌 가을보다 먼저 땅에 떨어져야 합니까?
구조 조정 전문가 폭우의 손 끝이
늦여름 풀벌레와의 뜨거운 정사를 지적해 내었나요?
좀 병약하다고, 심성이 모질지 않다고
단숨에 큰 비를 틈 타 땅바닥으로 팽개치십니까?
아직도 하늘은 낮고 바람도 서늘하지 않습니다.
낙엽을 치울 빗자루도 준비되지 않았습니다.
화려한 단풍으로 물 들어 보지도 못하고
매미소리 쩡쩡 울리는데 서둘러 작업한 이유가 있나요?
젖은 도로 위에 착 달라붙어 있지만
빛이 바랠 때까지 얼마나 더 이승을 헤매야 합니까?
아, 구조 조정은 자연의 섭리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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