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市 능선)

북한산 비봉

능선 정동윤 2013. 12. 27. 21:26

북한산 비봉/산능선

 

검버섯 핀 넓고 가파른 바위

네 발로 올라 서면

까칠했던 바위 면은

수 천년 시간의 사포가

바람으로 갈고 깎은 봉우리

비봉은 뭉게구름처럼 각이 없어졌다

한강을 도하하는 백제 군사

문산으로 내려오는 고구려 병사를

진흥왕의 신라 용사들이

가소롭게 내려다보았던 거대한 바위는

늘 북쪽을 그리워한다

신라 통일 이후

다시 천년을 지난 지금도

비봉은 신라의 영토로 남아 있고

순수비 근처에는

역사를 깔보는 이름들이 새겨져 있다

또 한 번의 계절이 흘러가고

두 토막이 된 진흥왕의 꿈

북으로 부는 바람에 전하고

통일의 염원 바위 틈에 심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