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市 능선)

그런 나무도 있드라

능선 정동윤 2013. 12. 27. 21:31


그런 나무도 있드라/산능선

 

 

알레르기 비염도

가뭄을 적시는 가을비에는

극성 떨지 못 한다.

잠깐 부는 바람에도

순발력 발휘하여

한잎 두잎 이파리 털어내던 나무

모처럼 가을비, 날리는 나뭇잎은

흥건한 빗물이 되고

도로는 가을이 흐르는 강이 되고

나는 가을을 타는 돛단배


늦가을까지,

어쩌면 이듬 해 봄날까지

생명 다한 나뭇잎

차마 떨구지 못하고

겨울이 더 황량해질까

나뭇가지 너무 외롭지 않을까

새순 돋을 때까지

기다려 주는 그런 나무가 있드라

가을 강이 다 말라도

물방울 오래동안 머금어 주는

그런 나무도 있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