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市 능선)
올 봄에는 나무 한 그루 심자
능선 정동윤
2013. 12. 27. 21:55
* 올 봄에는 나무 한 그루 심자/산능선 *
친구야 올 봄에는
북한산에 나무 한 그루 심자
우리가 가야하는
먼 산길에
혹 친구가 보이지 않으면
너무 쓸쓸할 것 같아
산길을 걷다걷다
이따금 그리움이 솟구칠 때
우리가 심은 나무 한 그루로
위안을 삼자
올 봄에는
꼭, 나무 한그루 심어
산에 올 때마다
물 한 모금씩 주고 가자
한 잎 두 잎
나뭇잎 질 때 마다,
몸이 아파 일찍 하산하는
친구를 볼 때 마다
왠지 막막하드라
우린 멀리 가기보다
오래토록 같이 가야지
남은 길은
늘 다니는 우리의 속도에
시간만 곱하면 되겠지
가장 나중까지
산에 남는 친구가
너무 외롭지 않도록
올 봄에는 북한산에
나무 한 그루 꼭 심자
아주 작은 약속도
잘 지키고 갔노라고
한 그루 나무
북한산에 남겨 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