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市 능선)

천호동 두 배

능선 정동윤 2013. 12. 29. 18:50

천호동 두 배

 

산능선/정동윤


자정이 넘어
붉게 취한 얼굴로 삐꺽거리며
차도까지 내려와
"천호동 두 배"
손가락 두 개 애절하게 흔들며
합승을 시도하던 때가 언제였던가

 

3 차를 넘겨야 집으로 향하던 호황이
1.5 차 노래방에 머물고,
노란 불빛 흐르는 아스팔트에
미끼처럼 얼굴 돌리면
어느새 배고픈 택시들
인도에 착착 달라붙는다

 

나이 들어 느긋해 뵈는 기사도,
재촉하는듯한 거만한 기사도,
괜히 여유있어 보이는 개인택시도
거부하고,

 

싹싹한 여론의 안테나와
집 나간 경기가 언제 돌아올지
다정하게 점치다가
당분간 가망 없음에 끄덕인다.

 

거스름 동전 받고 내리자
급발진 소리 드높게 떠나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