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市 능선)

*나도 할 말이 있어요*

능선 정동윤 2013. 12. 29. 18:55

*나도 할 말이 있어요*

 

 

산능선

 

 

무심한 주인은
처음 나를 데려다 놓고
전 주인이 걸어놓은
가죽 목걸이를
몇 해 동안 잊고 있었다.

 

때맞추어 주는 식사
열심히 먹으며
몸집 키우면서도
나는 짖지 않았다.


아니, 짖을 수가 없었다.

주인은
짖지도 물지도 않는
순하고 착한 개라고
보는 사람마다
나를 칭찬해 주었다.

 

풍성한 털에 가려진
작은 가죽 목걸이
내 목을 조여왔고
언젠가
시원하게 풀리겠지만,

 

빛을 잃은 내 글은
영영
멍멍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