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침묵의 한강

능선 정동윤 2013. 12. 29. 19:24

침묵의 한강/산능선


꿈틀거리는 강물
그 번들거리는 흐름 따라
강변의 빨랫줄에 매달린
육중한 건물들이
온종일 물기 털며 일렁거리지만
마르기도 전에
자꾸만 젖는다.

물 속에 꺼꾸로 기록된
안타까운 삶의 막대그래프
위로하러 온 보름달,
의사당에  민생 알리려다
구름 뒤에 숨는다
비치지 않는 거울이라고.

태양을 사랑하지 않아
늘 숨어있던 보름달
퇴고할 수 없는 마지막 언어,
그 침묵의 강물은
철교 위로 달리는 한숨들
끌어안고 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