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선 정동윤 2011. 8. 10. 10:30

 

나무 걱정/정동윤

 

결혼 이듬해 식목일

뒷산에 나무 한 그루 심었다.

건강하고 안전한 묘목이라 생각하고

 

알맞게 구덩이를 파고

충분히 물도 주었다.

공해와 산성비 걱정되었지만

특별히 비료나 영양제

성장촉진제를 배제하고

오로지 햇볕과 빗물에

의지하여 자라도록 했다

 

도심에 심어져

온갖 정성 받으며

늘 복합비료를 입에 달고 자란

잎사귀 무성하고 높게 자란

다른 나무와 비교하며

밤잠 설칠 때가 많았다.

 

몇 해를 보낸 어느 가을

오랜만에 가 본 뒷산

내가 심은 나무는

스스로 튼실한 열매를 맺으며

당차게 깊은 뿌리 내렸고

단단하고 잘 뻗은 가지가 보기 좋았다.

 

내 아들이 벙글벙글 웃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