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회

서부모임/2011.6.7

능선 정동윤 2015. 6. 9. 09:01

한주

벌써 외손자 나이가 세살이여

외손자 찾아오면

2시간 반갑고 가면 더 반갑다고

지난번 청계산 전체 산행에

참가하여 활발히 움직였는데

서부지역 참가명단에서 빠졌다.

서부지역 대표주자의 존재감 상실(?)

한주는 용서해도

우리는 용서 못한다, 왕총무!!

 

오현이

아들 결혼한 지 몇 달 되지도 않았는데

오늘 친손녀 봤다고.

그래서 오늘 모임 쏜다고.

오현이야 명분만 있으면 쏘지.

자질구래한 술은 바빠서 못 사드라도

모임의 명분이 있으면 그냥 쏜다.

명분 만들기는 한주가 귀신이지.

 

근엽이

고향이 서대문이고 북아등 사진쟁이니

이 짝 마실 행사도 집안 일이지

산에 가면 참수리처럼 빙빙 돌며

먹이 챙기면서

여기서는 한 자리 차지하고 움직이지 않는다

말을 입 속에 담아놓고 잘 뱉지 않는다

나만 보면 한마디 욱 지른다.

그게 애정의 표현이다.

 

천수

근모가 산에서  밥천수라 애칭을 붙일만큼

밥을 챙겨 먹는다.

머리도 궁뎅이도 손도

마음도 크다

북아등 올라꼬 마누라까지 챙겼는데

요즘 북아등엔 마누라쟁이들이 보이지 않는다고.

밥 먹다가 또 한 발짝 늦었네.

 

영한이

장인 초상 치르고 와서

얌전하게 앉아 있다.

원래 성품이 조용하고

말씨도 조곤조곤하여 색시처럼 들리지만

오늘 조문 인사차 ~습니다, ~합니다 했다가

밥천수 한테 퉁 소리 들었다.

친구한테 무시기 습니다냐꼬.

그래도 얌전히 웃는다

영환이 폭발할 때는

노래 부를 때 뿐이다.

 

선집이

농협에서 정년 마치고

요즘 농사 지며 농촌에 박혀있다고.

직장시절 지방 근무가 많아

주말에 올라 와서 마누라 보듬던 습관이 남아

요즘도 토요일만 되면 거시기 하단다.

얼굴이 많이 탔다.밭에서 거시기 했나.

 

찬홍이

워낙이 동안이라 함께 다니면 동생뻘로 보였는데

이젠 머리칼 허옇게 덮어가니 비슷해졌다.

눈빛은 예전처럼 반짝하니 변함없다

이곳 서부 마실을 고향처럼 찾아온다

빠진 적도 거의 없다.

불수도북이 북아등의 앞마당이 되어야 한다고

동윤이 후기 애독자로서

천번 산행은 반드시 참여 하겠다고....

요즘 애기똥풀은 확실히 알았다며 술 권한다.

 

범진이

이름조차 범생 냄새가 난다.

늦게까지 직장생활하는 복이 있어

애도 잘 키우고 부부 금실도 좋다고

굵은 목소리에 말은 많지 않고 점잖다.

행동거지에 틈이 없어 심심하다

농담 따먹기가 어렵다.

한주 따라 다니면 배울 게 많을텐데.

 

덕병이

과로에 폐렴으로 입원했다 나왔다.

손 솜씨가 좋아 시산제 전문 칼잡이로

낙점된 지 오래다.

아직도 북아등의 새벽등산의 맛을 놓지 못한다

자그만한 몸집이 인정이 많고

부지런한 게 탈이다.

 

천표

독실한 크리스챤이라

술대신 물을 많이 마신다

바른생활의 사나이면서 아는 게 많다

이런저런 화제가 풍부하고 입담도 좋은데

너무 상식적이라 지루할 때가 많은데

오늘은

7살 꼬마 머스마가 쉬 마렵다 하니

엄마가 바지 내리고 꼬추를 잡아준다.

엄마는 싫고 할머니께 잡아 달라고 떼를 쓴다

할머니가 수전증에 걸렸다나...

 

깔깔낄낄 서부모임 재밋다

 

-정동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