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선 정동윤 2016. 1. 4. 15:16

위로/정 동 윤

 

암 투병 동료에게 전화를 건다.

따르릉, 따르릉

오래 울려도 받지 않는 전화를 끊으며

괜히 덜컥했다.

 

한참 만에 걸려온 전화,

독한 항암제로 비몽사몽 하는 통에

전화 받지 못했다며

새해엔 복 받으라는 덕담이 오갔다.

 

지난 연말에 해고 당한 나의 아픔,

당신 보고 참는다며

위로 받으려는 내 심보가

고약하다 싶다가도

 

내 해고도 그에게

약간의

위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슬픔엔 슬픔이 위로가 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