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마 여행

멈출 수 없는 여정

능선 정동윤 2016. 6. 26. 20:30

<멈출 수 없는 여정,파나마 구상>

 

누구나 따분하게 사는 것은 질색일 것이다. 그럼에도 본의아니게 그렇게 살아 갈 수 있는 게 우리의 삶이 아닌가?

무전장수,유병장수,무업장수,독거장수가 노년의 네 가지 무서운 횡포라고 듣고는 조심스럽게 내 삶을 들여다 본다.

 

더 이상 일을 하지 않아도 생계는 겨우 지탱할 수 있지만 넉넉하지 못함을 잘 알고 있기에 근검절약하는 생활이 몸에 베도록 노력해야 한다.그래서 같은 조건으로 서울에서 사는 것보다 훨씬 더 여유로운 생활이 가능하다는 파나마에서 생활도 염두에 두고 있다.

 

지병같은 당뇨에 대한 걱정이 늘 있지만 운동으로 그런대로 건강은 잘 유지하고 있으며 늘 조심하고 있는 중이다.

현재로서는 다른 질병으로 인한 고통은 없고, 시간적 금전적 비용도 지불하지 않고 있으니 불편하지 않는 일상을 유지하고 편이다.앞으로 10 년 이내는 별 탈이 없었으면 좋겠다.

 

일은 2017 년부터 2018 년까지 2년만 더 할 작정이다.그 때가 내 나이 만 65 세 되는 해이다.약속한 우리 동네 아파트 관리소장으로 마지막 소임을 다하고 일선에서 은퇴하면 파나마에서 살 계획을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그래서 새삼 스페인어를 공부하며 새로운 지역에서 살 준비와 중남미 탐방 계획을 세우며 바쁜 나날을 보내야 할 듯하다.파나마에서 보내는 은퇴 이후 생활은 여행과 독서,시와 여행기를 쓰며 내 생애 최고의 시간을 만들고 싶다.

 

그리고 아내의 건강도 잘 챙겨서 서로가 혼자 남아 쓸쓸한 생활이 되지 않도록 애를 쓸 것이다.사회적 체면이나 복잡한 인간관계를 챙기며 많은 모임에 참여하여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고, 상부상조하는 한국적인 정을 나누는 생활 패턴에서 조금 비켜나와 가족을 중심으로 아주 단순하게 살려고 노력할 것이다.

물론 한국에서도 그런대로 살 수도 있겠지만 경제적 여건으로 활동 영역이 제한되고 거주 환경이나 삶의 질을 생각하면 망설이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약 한 달 동안 해외에 거주하며 느끼고 고심하며 내린 판단이지만 귀국하여 여러 사람의 의견을 듣기도 하며 시간을 두고 천천히 심사숙고하여 후회없는 결정을 내리도록 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번 파나마 구상을 이렇게 그려 보려고 한다.

 

아침마다 해안가 작은 산 위로 떠오른는 햇살을 맞으며 해변을 걷는 산책은 철썩거리는 파도 소리와 더불어 열대의 바다 새들이 즐기는 모래 위의 물결 놀이는 아침을 더욱 싱그럽게 만들어 줄 것이다.매일 아침 산책으로 해안가를 아내와 함께 거닐면서 이곳을 떠나면 고요한 아침의 수평선과 이 해변이 더욱 생각날 것 같다며 걷기를 마치고 해변가의 마을 수영장으르 와서 가장 먼저 수영으로 아침운동을 마칠 것이다.

 

월 2백만 원이면 서울에서는 두 가족의 최저 생활비가 되겠지만 이곳에서는 중산층의 생활이 가능하다고 한다.경조사 등의 지출이 줄고 체면치레를 위한 경비도 줄이면 자신을 위한 일에 더 많은 지출이 가능할 수도 있다.

은행의 담보 대출이 7%,싱가포르를 롤 모델로 삼아 덤프트럭 소리가 분주하고 남한 면적의 3/4에 3백 7십만 인구, 빈부 격차가 격심하며 근로자 평균 임금이 5십만원 정도이다.

 

그래서 나는 다가 올 10 년의 그림을 생각해 보았다.서울에서의 빡빡한 생활을 하다 지는 가랑잎처럼 흔적없이 사라지기 보다 남은 10 년을 좀 더 삶의 질을 높여 좋아하는 일을 하며 보낼 수 있는 계획을 조심스럽게 담아 본다.

 

여행과 걷기와 글 쓰기를 할 수 있는 '중남미를 여행하다'의 멋진 타이틀을 내세워 2018 년말까지 2년 반은 준비 작업를 하고,다음 6년은 여행을 다니고 마지막 2년은 마무리 하는 계획이다.

 

첫 2년 반은 스페인어 공부,중남미 역사 문화 지리를 공부하며,서울생활의 정리 및 여행자금 준비와 건강관리에 특히 중점을 둘 것이다.

 

다음 6년은 2019년부터 2024 년까지 중남미 구석구석 여행을 다닌다. 파나마를 중심으로 가까운 곳에서부터 먼 곳으로 이동하며 일 년에 3~4 개국을 목표로 다녀본다.발로 걷는 여행이 대부분이겠지만 다양한 교통 수단을 이용하기도 하면서 잉카와 마야 문명도 아주 깊숙히 들여다 볼 것이다.그리고 그들의 문화 중에서 숲과 나무,정원의 모습들에 대해서는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관찰해 볼 계획이다.

 

그리고 나머지 2년은 여행기를 정리하며 미진한 곳이 있으면 다시 방문 해 보기도 하며 중남미여행을 끝내고, 그간의 여행기를 정리하고 기록하여 하나의 작품집을 완성해 보려고 한다.

 

건강이 허락되고 시간과 자금의 여유가 있다면 문명국인 미국과 일본을 다녀오고, 스페인을 끝으로 여행하면서 부록까지를 마무리 짓기로 한다.

 

이렇게 일정을 마치고도 여건이 된다면 내 삶의 별책 부록을 하나 더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