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을 다녀오다
강릉을 다녀오다
오월 연휴의 끝날
KTX로 아침 7시 서울역 출발
9시에 강릉역 도착
여행 주간이라 30% 요금 할인
돌아오는 편은 저녁 8시 반 입석
계획은
강릉역 심석항 바다부채길
정동진 모래시계 공원
하슬라 아트월드
오죽헌 선교장 경포대 경포호
강릉향교 강릉역
그러나 기대했던 112번 버스의
긴 배차 시간으로 난감하였으나
금방 도착한 113번 타고
바다를 배경으로 지은
하슬라 아트 월드부터 시작,
언덕 위의 전시장
지상과 지하
실내와 야외에 펼친 조각물
산과 바다가 어울리는
강릉의 고구려 적 이름이 '하슬라'
수준 높은 전시품은
높은 입장료가 아깝지 않았다
아무데서나 볼 수 없는
흥미진진한 조형물들
야외 조각품과 피노키오 그림들
마리오네트 인형들
뒷산 산책로에 설치된 작품들 감상하며
예술의 무릉도원을 거닐었다.
차편이 마땅찮아
걷기 시작하는
내 여행의 기본은 뚜벅이
정동진역 인근
썬크루즈 호텔과 리조트까지
찻길 철길 모래길을 걷고
또 그곳에서 본격적인 해안을 걷는
심곡항까지의 3킬로 바다부채길,
끝없이 펼쳐진 수평선
넘실거리며 밀려와
쉴새없이 덤비는 파도
검은 바위에 부서지는
하얀 포말의 끈질김
꿈쩍 않고 버티는
침묵의 바위
파도가
파랑 초록 하양으로 유혹해도
하늘만 바라보는 바위는
주름만 깊어질 뿐,
파도 소리를 이렇게 많이
들어본 적이 없었다.
심곡항에 도착
잠시 숨을 고른 후
112번 버스를 타고 시내로
다시 300번으로 갈아 타며
오죽헌으로 왔으나
입장 시간 오후 5시를 넘겨
입장하지 못하여
근처 식당에서
이른 저녁을 마쳤는데
친절한 식당 주인이
우릴 경포대까지 태워주었다.
걷기와 편함
속도와 느림
관심과 관광
재미와 귀찮음
휴식과 즐김
모두 모호하지만
두 사람의 여행에는
이런 시각이 공존하였다
강릉 경포대는 강릉의 상징
잔잔한 경포호
저녁 햇살 눈부시게 반사되는
호수의 물결
잘 다듬어 놓은 산책로
호텔을 넷이나 품고있으나
대중교통이 불편하여
호수를 반바퀴만 돌고
버스 정류장을 찾으며
한참을 걸은 뒤
결국 택시를 타고
강릉역으로...
저녁 8시30분
서울행 입석 KTX에
한 자리가 비어 있어
아내는 앉아서 오고
나는 등산용 의자에
앉아왔다.
독립기념관에서 역사를
민속촌에서 옛 풍속을
하슬라에서 예술을
그리고 산 바다 호수를 거닐며
오월의 연휴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