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市 능선)

꽃잎의 임종

능선 정동윤 2019. 5. 17. 13:07

꽃잎의 임종

 

벚꽃 하얀 꽃잎이

바람을 타고

기척도 없이

남의 방 안으로

쑥 들어왔다.

 

지난 겨울

꽃눈 속에서

꿀벌과의 만남

첫날밤처럼 꿈 꾸며

얼마나 기다렸나

 

향기에 취해

찾아온 꿀벌에

암술은 진저리 쳤고

꿀벌이 떠나자

꽃잎은 나른해졌다.

 

정신 차려 보니

허공으로 밀려나

봄바람 타고

어떤 방 안으로

쑥 들어갔다

 

가는 숨 몰아쉬다

잦아들며

할 일 다했구나

하얀 꽃잎

편안히 눈을 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