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市 능선)
벚나무에 이는 바람
능선 정동윤
2019. 5. 18. 07:43
벚나무에 이는 바람
문만 열면 보이는
키 큰 벚나무 두 그루
인왕의 봄이 좀 늦었지만
총총거리지 않고 꽃을 피운다.
지금은 4월 중순
바람이 잔잔한 데도
살랑거리는 꽃송이들
고운 햇살 하얗게 받는다.
박새가 노래 부르면
벚꽃은 온몸으로 화답한다.
밀려오는 파도의 포말처럼,
하얀 깃 교복의 여고생들처럼,
재잘거리며 줄 선 유치원생처럼.
직박구리도 찾아오고
벌떼도 몰려오고
부리가 큰 까치도 까마귀도
준수한 장끼도 와서 서성거린다.
한나절 벚나무 아래 앉아
바람소리에 하늘거리는
벚꽃 올려다보다
나도 풍경 되어 함께 흔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