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市 능선)
봄비 내리는 숲
능선 정동윤
2019. 5. 18. 07:46
봄비 내리는 숲
봄비 가늘게 내리는 날
우의 입은 아이들이
숲으로 왔다.
가방과 물병 걸어놓고
메타세쿼이아 열매 모으며
한바탕 뛰어놀았지만
놀이 시설이 모두 젖어
만 넷의 생애 처음으로
봄비에 젖는 우수
자, 밧줄 기차 여행
숲으로 떠나자
개나리 제비꽃 역을 지나
황매화 고개를 올라가기 전
잠시 정류장에서
'미세먼지와 나무' 게임을 하며
푸른 숲도 만들어보고
대피소 레스토랑에서
치즈와 고구마 요리를 먹은 뒤
양서류 교양 강좌도 듣고
경사진 곳에서 안전을 이유로
밧줄 기차에서 내리니
이제부터 자동차 여행이란다.
미세먼지 많은 날보다
비 오는 날이 좋다며
숲에서 신나는 아이들
비 오는 날
여우는 뭐 할까
여우야 여우야 뭐 하니?
봄비 속의 숲 향기
가득, 아주 가득 담아 가거라
나도 우의를 준비하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