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선 정동윤 2019. 5. 18. 11:09

해넘이

 

 

아나는 스페인어 선생

디에고는 학생,

강의실은 두 명뿐

그녀는 언제나 칠판 앞에서

열정적으로 가르쳤고

디에고는 책상에 앉아

열심히 귀 기울였다.

 

12월의 마지막 수업

강의 시작 전

아나의 가벼운 질문과

그의 진지한 대답으로

한 시간이 훌쩍 지났다.

디에고는 앉아서 얘기했고

그녀는 서서 들었다.

 

65살 디에고는

향기 품은 삶을 이야기 했고

32살 아나는

감동의 가르침을 받았다며

남은 한 시간 동안

더 정성을 다해

문법을 일러 주었다.

 

서로 배우며 가르치는

행복한 수업과 함께

또 한 해가 저물어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