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선 정동윤 2019. 5. 18. 11:19

솔잎 하나

 

 

한가위 앞두고

남산 위의 둥근 달이

떠들썩 매미 떠난 숲속의

풀벌레 소리 듣는 밤

 

어두워지는 오솔길에

마른 솔잎 하나가

내 어깨 툭 치고

부끄럽게 살짝 떨어진다.

 

귀여운 솔잎의 관심

조심스레 빠져나오면

어둠은 배경으로 물러나고

가로등이 환하다

 

가로등 아래서 주운

뒤틀린 솔잎 하나

갈색으로 바뀐 세월에도

줄기차게 V(브이) 외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