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시(詩 능선)

석양/허영만

능선 정동윤 2011. 8. 17. 09:32

석양/허영만

 

 

바닷가 횟집 유리창 너머

하루의 노동을 마친 태양이

키 작은 소나무 가지에

걸터앉아 쉬고 있다

그 모습을 본 한 사람이

"솔광이다"

큰 소리를 지르는 바람에

좌중은 박장대소가 터졌다

더는 늙지 말자고

"이대로"를 외치며 부딪히는

술잔 몇 순배 돈 후

다시 쳐다본 그 자리

키 작은 소나무도 벌겋게 취해 있었다

바닷물도 눈동자가 불그죽죽 했다.